면허를 따고 벌써 9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집도 여러 번 이사했고, 아이도 두 명이 생겼는데, 운전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어요. 정말 장롱면허의 대표적인 케이스였습니다 ㅠㅠ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항상 운전을 해줬거든요. 아이 낳고 신생아 때는 운전할 여유가 없었고, 아이들이 좀 자라서 유치원 다닐 때쯤에는 남편이 '내가 해줄 테니 괜찮아'라고 했어요. 근데 그게 9년이 되버렸네요.
변화가 생긴 건 남편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으면서였어요. 갑자기 야근이 정말 많아졌고, 주말도 출근하는 날이 자주 생겼거든요. 그러면 아이들 학원 가는 것도, 병원 가는 것도 제가 다 해야 했는데, 택시를 자주 이용하게 됐어요. 한 달에 택시비만 해도 30만 원대였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건 아이 때문이었어요. 큰 아이가 '엄마 왜 운전 안 해?'라고 물었거든요. 친구들 엄마는 다 자기 차로 데려다주는데 우리 아이만 택시를 탔어요. 그 순간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한테도 미안했고, 남편한테도 미안했고, 나 자신한테도 미안했어요.
인터넷에서 '방문운전연수' 검색했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이런 게 있다니! 우선 여러 업체의 후기를 읽어봤어요. 댓글에서 '아이 있는데도 배웠어요', '시간 조절이 좋다'는 후기들이 많았거든요. 가격 비교도 했는데, 3일 코스는 30만원대가 많았어요.
서대문 근처 업체들을 살펴봤는데, 우리 집과 거리가 가깝고 후기가 많은 곳으로 선택했습니다. 상담할 때 직원이 '아침 일찍 나가고 싶으신가요, 낮에 하고 싶으신가요?'라고 물어봤어요. 저는 아이들 유치원 보내고 한두 시간 정도만 배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비용은 3일 6시간 코스에 28만원이었어요. 후기를 읽어보니 솔직한 평가들이 많아서 신뢰가 갔습니다. 계약할 때 직원이 '혹시 중간에 아이 때문에 중단해야 하면 말씀해도 괜찮습니다'라고 해줘서 좋았어요.
1일차 아침 9시, 선생님이 우리 집 앞에서 차를 탔어요. 처음엔 정말 떨렸어요. 9년 만에 운전대를 잡는 거니까요. 선생님이 '면허 따신 지 얼마나 됐어요?'라고 물어서 '9년입니다'라고 했더니 '와, 정말 오래됐네요'라고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처음 1시간은 우리 아파트 주차장 내에서만 했습니다. 시동부터 다시 배웠어요. 선생님이 '클러치라고 생각하고 브레이크를 먼저 밟으세요'라고 했는데, 그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좌우회전도 다시 했고, 신호등 보는 법도 다시 배웠어요.
첫 도로는 우리 동네 좁은 골목길이었어요. 선생님이 '여기서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천천히 가세요'라고 했거든요. 정말 천천히 갔는데 속도가 10km/h도 안 될 정도였어요 ㅋㅋ 근데 선생님은 '이게 초보입니다, 이정도면 좋아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2일차에는 조금 더 큰 도로로 나갔어요. 서대문 쪽 4차선 도로였는데, 처음엔 정말 무서웠습니다. 다른 차들이 많았거든요. 선생님이 '당신은 당신의 속도로 가세요, 다른 차를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좀 마음이 편했어요.
이날은 좌회전도 많이 배웠어요. 신호를 기다리다가 출발하는 타이밍이 정말 어려웠거든요. 선생님이 '맞은편에 차가 없으면 가도 괜찮고, 차가 있으면 기다려도 괜찮습니다. 안전이 제일입니다'라고 했을 때 정말 마음이 편했습니다.

마지막 1시간은 주차 연습을 했어요. 아파트 지하주차장 앞의 넓은 주차장에서 했는데, 거리감을 못 잡아서 처음엔 벽에 너무 가까워서 들어갔어요. 선생님이 '백미러에 흰 선이 어디 보일 때 핸들을 꺾으세요'라고 알려줬는데, 5번 정도 반복하니까 감이 왔습니다.
3일차(마지막)에는 실제 생활 경로를 했어요. 아이들 유치원, 마트, 병원 이런 곳들이었거든요. 유치원 가는 길은 사거리도 많고 신호도 복잡했는데, 선생님이 '다음 신호는 우회전만 돼요', '이 신호는 직진만 가능해요'라고 정확하게 알려줘서 따라가기 편했어요.
마트 주차장에 들어갔을 때는 처음엔 긴장했어요. 다른 차들이 많았거든요. 선생님이 '당신 속도대로 천천히 들어가세요, 혼자면 다 할 수 있어요'라고 했을 때 정말 고마웠습니다. 마트에서 5분 정도 물건을 사고 나왔는데, 나가는 길도 혼자 했어요.
병원은 좀 좁은 골목 안에 있었는데, 주차장이 경사져 있었거든요. 선생님이 '경사진 곳에선 브레이크를 더 조심스럽게, 속도는 극저속으로'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30분은 우리 집까지 혼자 운전했어요. 선생님이 옆에 있었지만 거의 지시를 안 하셨거든요. 들어올 때 정말 떨렸는데, 마지막 아파트 주차장까지 혼자 들어갔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3일 6시간 비용 28만원은 정말 싼 가격이었어요. 한 달 택시비 생각하면 한두 달이면 따지고도 남습니다. 내돈내산 솔직 후기입니다. 다른 분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은 연수를 끝낸 지 2주가 됐는데,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유치원 태워다주고, 마트 다니고, 병원도 혼자 가요. 남편도 '와, 진짜 달라졌다'고 말하고, 큰 아이가 '엄마 운전 잘해'라고 말했을 때는 정말 눈물이 났어요. 이 결정이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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