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워낙 운전을 좋아해서 저는 결혼 후 거의 운전대를 잡을 일이 없었습니다. 사실 제가 운전하는 것보다 남편이 운전해주는 게 훨씬 편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가끔 남편이 야근하거나 출장 갈 때마다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남편의 출장이 점점 자주 생겼다는 거였습니다. 작년에 남편이 대리로 승진하면서 출장이 많아지게 됐거든요. 그전까지는 한 달에 한두 번이었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이틀씩 나간다고 해요. 그러면 제가 남은 애들 챙기고, 심부름하고, 응급상황 대처를 해야 했어요.
결정적인 순간은 아이가 갑자기 고열이 났을 때였습니다. 밤 11시쯤 39도가 나왔어요.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강원도 강릉에 있다고 했습니다. 택시를 부르려고 했는데 밤 11시라 매칭이 안 됐어요. 결국 이웃에게 빌려서 차를 몰고 응급실에 갔는데, 그 경험이 정말 무섭게 남았습니다.
그날 밤 응급실에서 나와 우리 차 앞에 앉았을 때, 정말 운전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이 돌아오는 날 바로 이 얘기를 했더니 '정말? 좋아, 그럼 차라도 편하게 배워'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우리 차로 연습하는 게 가장 실용적이라고 조언해줬거든요.
인터넷에서 '서대문 자차운전연수' 검색했더니 여러 곳이 떴어요. 가격대는 10시간 기준 35만원에서 50만원 사이였습니다. 근데 너무 싼 곳은 좀 이상했고, 후기가 많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인 곳으로 선택했어요. 상담할 때 직원이 '남편분이 있으면 처음엔 남편분이 안내해주는 게 좋긴 한데, 저희도 같이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거든요.

저는 남편 없이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남편이 있으면 더 긴장할 것 같았거든요. 비용은 10시간에 39만원이었어요. 매달 택시비나 남편이 없을 때 여유부리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비싸지 않았습니다.
1일차(처음 2시간)는 우리 집 지하주차장에서 시작했어요. 선생님이 '우선 당신 차에 익숙해지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우리 차는 스포티지인데 크기가 좀 있었거든요. 시동 걸고, 사이드미러 조절하고, 백미러 확인하고, 이런 기초 세팅부터 배웠습니다. 처음 20분은 주차장 내에서만 움직였어요.
그 다음엔 아파트 단지 내 도로로 나갔는데, 정말 천천히 했습니다 ㅋㅋ 다른 차들이 저를 피해가는 게 느껴졌어요. 선생님이 '괜찮아요, 다들 당신 같은 초보자 한 번씩 거쳐요'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게 정말 위로가 됐습니다. 남편은 항상 '너무 좌우로 흔들린다', '스티어링이 큰데 왜 못 한다'고 얘기했었는데, 선생님은 '이게 초보가 맞습니다'라고 정상이라고 해주셨거든요.
2일차(2시간)에는 좀 더 큰 도로로 나갔어요. 서대문 쪽 4차선 도로였는데, 처음엔 정말 떨렸습니다. 다른 차들이 많고, 신호도 복잡했거든요. 선생님이 '신호 대기할 때 브레이크 패달 오른발 정면, 악셀은 왼발로' 이렇게 정확하게 설명해주셨어요. 남편은 그냥 '그렇게 하는 거'라고만 했었는데, 선생님은 왜 그래야 하는지도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날 차선 변경도 배웠어요. 사이드미러를 먼저 보고, 뒤돌아보고, 그 다음 신호, 이 순서를 배웠거든요. 선생님이 '옆에서 가끔 재촉하는 차들이 있어도 당신의 타이밍대로 해도 괜찮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정말 안심이 됐어요.
3일차(2시간)에는 주차를 배웠습니다. 처음엔 우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연습했어요. 우리 집에 들어오는 차선도 좁고, 주차 구간도 좁아서 처음엔 정말 어려웠거든요. 거리감을 못 잡아서 처음엔 옆차랑 너무 가까워서 들어갔어요 ㅠㅠ

선생님이 '사이드미러에 옆 차가 어디 보일 때 핸들을 꺾어야 한다'고 알려주셨는데, 그 타이밍을 여러 번 반복해서 배웠습니다. 나중에는 제법 깔끔하게 들어가더라고요. 그 다음엔 대형마트 주차장으로 갔어요. 그곳은 우리 주차장보다 넓어서 오히려 쉬웠어요. 여러 각도에서 주차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4일차(마지막 2시간)에는 실제 생활 경로를 했어요. 저희가 자주 가는 병원, 마트, 이런 곳들을 운전하면서 직접 다녀봤거든요. 병원은 좀 복잡한 사거리 근처에 있었는데, 신호 대기도 해보고, 우회전도 해보고 했습니다. 선생님이 '여기 우회전 신호 없으니까 직진 신호에 우회전해도 돼요'라고 알려줘서 실전 지식을 배웠어요.
마트 주차장은 아래층까지 있어서 경사진 부분도 있었어요. 선생님이 '경사진 곳에선 좀 더 조심스럽게, 속도는 극저속으로'라고 했습니다. 마트에서 물건도 몇 개 사서 다시 나왔는데, 혼자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마지막 30분은 우리 집까지 혼자 운전하게 했어요. 선생님이 옆에는 있었지만 거의 지시를 안 하셨거든요. 들어올 때 정말 떨렸는데, 우리 집 지하주차장까지 혼자 들어갔을 때 '아, 내가 할 수 있겠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시간 비용은 39만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잘 썼어요. 남편이 출장 갈 때마다 불안감 생각하면 얼마나 가치 있는 투자인지 알겠어요. 내돈내산 솔직 후기입니다.
지금은 연수 끝낸 지 한 달이 됐는데, 거의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응급실도 혼자 가고, 마트도 혼자 다니고, 아이들 학원까지 혼자 데려다줍니다. 남편이 출장을 가도 전혀 불안하지 않아요. 그게 정말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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