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8년을 손도 대지 않은 채 지냈습니다. 처음엔 정말 곧 운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두려움만 더 커졌습니다 ㅠㅠ
대학교 때 면허시험장에서 1번에 붙었는데, 실제 도로는 정말 다르더라고요. 처음 한 번 나갔을 때 신호 놓쳐서 불안했고, 옆차가 계속 클랙션을 울리면서 정말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그 이후로 자동차를 탈 때도 항상 옆에만 앉았습니다.
남편이 몇 번 '한 번 나가볼래?' 했지만 매번 거절했습니다. 차가 너무 무서웠거든요. 신문에 나오는 교통사고 기사를 보면 내가 가해자가 될까봐 싫었습니다. 그렇게 8년이 지났습니다.
전환점은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였습니다. 새학기 오리엔테이션 가는데 남편이 바빠서 혼자 가야 했거든요. 그걸 위해 또 남편을 부르고... 이게 반복되니까 정말 싫었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가장 눈에 띈 게 '장롱면허 전문'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가격을 봤더니 4일 코스가 48만원이었습니다. 비싼 것 같았지만 8년을 깨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강사님과의 통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말이 있었습니다. '8년 했던 거 3일 4일이면 다 깨져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하셨거든요. 그 한마디가 정말 마음을 놓게 해줬습니다.
1일차는 정말 떨렸습니다. 8년 만에 차를 운전하는 거였거든요. 손이 계속 떨렸습니다 ㅋㅋ 강사님이 '손이 많이 떨리시네요'라고 하셨는데 문제를 짚기보다는 '이건 누구나 첫날이니까 그래요'라고 위로해주셨습니다.
강사님은 저를 이면도로부터 천천히 데려갔습니다. 거울 보기부터 시작했고, 속도감 없는 도로에서 기초를 다졌습니다. 매 시간마다 강사님이 '좋아지고 있어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들이 정말 힘이 됐습니다.
2일차 오전에 처음으로 신호등 있는 도로에 나갔습니다. 좌회전이 정말 두려웠습니다. 8년 전 그 공포가 그대로 살아있었거든요. 강사님이 '저 신호에서 천천히 가면 돼요. 옆에 저 있으니까'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좀 나았습니다.
2일차 오후는 마트 주차 연습이었습니다. 처음 몇 번은 정말 못했습니다 ㅠㅠ 강사님이 '맨날 틀리는 부분이에요. 천천히 다시 배워보겠습니다'라고 하셨는데 강조하신 부분이 '맨날'이었어요. 즉, 나만 못하는 게 아니라 다들 어려워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 말이 정말 좋았습니다.

3일차는 점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 전날보다 손가락이 떨리지 않았거든요. 강사님이 '보세요, 어제보다 훨씬 나아졌어요'라고 자주 말씀해주셨습니다. 매번 칭찬받을 때마다 조금씩 용기가 생겼습니다.
3일차 오후에는 처음으로 왕복 4차선 도로에 나갔습니다. 정말 무섭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강사님이 '무서운 게 정상이에요, 오히려 무서워하는 사람이 안전해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 들으니까 약간 마음이 풀렸습니다.
4일차 마지막 날, 강사님이 '이제 혼자 가셔도 돼요'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8년 동안 불가능할 줄 알았던 게 단 4일 만에 가능해졌으니까요. 강사님이 '당신은 충분히 잘하실 수 있어요'라고 마지막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4일, 48만원이라는 투자가 정말 값진 투자였습니다. 내돈내산 후기인데 정말 후회가 없습니다. 지금은 매주 스스로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이가 커서 '엄마가 운전을 못 해서 항상 아빠한테 부탁했었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장롱면허로 8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미루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럴 가치가 없었습니다. 용기 내서 강사님을 만나고, 끝까지 응원해주신 말씀들을 들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장롱면허 탈출을 고민 중이시라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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